각종 경제 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골프회원권시장을 바닥으로 몰았던 금융위기가 마무리됐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특히 6월에는 건설사와 금융권 관련 부실채권 정리작업이 시작됐고, 앞으로 물가상승요인을 감안한 금리상승 단계까지 거쳐야 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회원권시장의 결정적 악재로 작용했던 부동산 관련 해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매도세가 우세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전에도 경험했듯이 예고된 악재는 시장을 지배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긍정적인 시장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거쳐야 할 필수 단계다. 이러한 측면에서 회원권시장의 악재는 해소돼 가고 있다고 해석해도 좋을 듯하다.
올 상반기 골프회원권시장 5가지 트렌드를 복기하고 하반기 동향을 미리 그려본다.
첫째, 대외적 악재에 종속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은 생각보다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지만 그 여파가 여전히 골프회원권시장에 남아 있다. 부동산시장의 침체와 관련해 연계성이 높은 회원권 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그렇지만 이전과 다르게 낙폭이 크고 선제적인 악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실망스럽다. 특히 올 상반기 회원권시장은 골프장 개별 호재보다는 대외적 악재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경향이 짙었다.
둘째, 주중 지방회원권의 약진을 꼽을 수 있다. 주중회원권의 상승세는 투자보다는 실수요자의 증가가 한몫 했다. 금액대를 낮춰 사용조건을 고려하다 보니 동호회 및 여성, 노년층에 수요가 집중됐다. 이런 까닭으로 이포, 서서울, 중부, 은화삼 등의 주중회원권이 상승 순위에 올랐다. 또한 수도권 종목은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반등하지 못했던 지방은 뒤늦게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셋째, 계절적 시세의 사이클 붕괴다. 개인 거래자는 시즌에 따라 거래 시기를 조율하는 모습이 여전하다. 법인은 개인보다는 정규적인 움직임을 보이는데 특히 자금 동향에 따라 거래 시기를 선택한다. 1, 2월에는 전년도 12월에 결산하는 대기업의 매수세가 많다. 코스닥 상장업체는 3월 결산과 5월 주주총회를 거치면서 주로 이 시기에 매수와 매도를 결정한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이러한 사이클이 붕괴됐다. 매수세는 줄었으며 오히려 외부 돌발악재로 인한 시세 하락에는 대처하지 못했다.
넷째, 개인 위주의 거래. 시장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거래 주체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실거래가 가격 부담이 적은 중저가대에 집중되면서 법인의 거래 참여 비율이 개인보다 낮아진 것이다. 개인 거래 비중이 높았던 중저가대 종목은 상승세가 강하진 못해도 매물 회전이 빨랐다. 또한 회원권의 시세가 낮아짐으로 인한 절세 효과를 노린 교체 매매가 증가했다. 고가대와 초고가대에서는 법인의 낮은 거래 참여로 거래가 부진했다.
마지막으로 서울 외곽 종목의 하락세다. 외곽지역은 가격적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선호도가 떨어졌다. 외곽지역은 가격대비 활용도가 뛰어나지만 근거리 종목에 비해 투자 목적의 거래가 적어 약세장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여성회원권의 희소가치도 상승장에서는 빛을 발했지만 약보합장에서는 수급 공백으로 거래가 어려웠다.
하반기 회원권 동향은 정부 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듯 하다. 특히 선거 이후 일부 부동산 규제완화책을 눈여겨봐야 한다. 부동산시장의 하향 안정화와 정책적인 뒷받침은 회원권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구조조정 관련 매물과 심리적인 위축이 가해지면서 당분간은 약보합이 예상되나 휴가시즌 이후부터는 저점매수세가 활기를 찾을 것이다. 부동산을 비롯한 국가의 정책이 긍정적으로 진행되면 중저가대 위주의 거래에서 벗어나 고가대를 찾는 법인매수세가 증가하권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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