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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소비세 폐지되야-한국골프장경영협회 박정호 회장 인터뷰

2ProTM 2016. 1. 8. 11:45

 
 

한국골프장경영협회(회장 박정호)가 뛰고 있다. 골프장 경영자들의 친목 단체 격으로 인식되면서 그동안‘그들만의 리그’에 안주해온 면이 없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정부와 국회, 관련단체에 골프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제안을 내놓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개별소비세 면제를 추진하는 등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골프는 2016년 브라질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골프를 죄악시하는 그릇된 풍조 때문에 산업적으로 발전하는데 한계를 갖고 있다. 지난 4월 취임 후 대외 활동을 강화하면서 골프산업 육성을 위해 뛰고 있는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박정호 회장을 만났다.

 
-지난 4월 골프장경영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그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한 일들은.
 
회장 업무를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개월이 지났다. 지난 5개월동안 매달 열리는 전국 8개 지역협의회 회의에 참석해 회원사 골프장들의 고충과 의견을 청취하고 협회가 나아갈 방향성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데 주력했다. 또한 협회 현안을 파악하고 협회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변화의 중심에서 협회의 역할을 찾고 단기적인 성과는 물론 중장기 과제를 설정하여 골프 업계의 묵은 난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구상을 하고 있다.
 
-얼마전 골프산업 육성을 위한 골프정책 제안을 내놓았는데 어떤 내용인가.
 
크게 다섯가지다. 골프에 대한 사치성 멍에 제거, 골프중과세 제도 개선, 골프장 건설규제 완화, 골프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골프장 분류 체계의 개선 등이다. 이러한 골프정책 제안의 배경에는 골프산업 육성이 있다. 이미 골프는 스포츠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이자 건전한 여가선용은 물론 국민건강을 증진하는 레저관광산업의 중심축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앞서 말한 다섯가지 정책이 실현되어야 한다.
 
-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골프를 사치성으로 취급하는 정부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골프장을 관장하는 기초법인‘체육시설의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의 개편이 필요하다. 골프업계는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골프는 스포츠 종목의 하나로, 골프장을 스포츠 시설로 분류하고 이에 걸맞는 정책을 펼쳐달라는 것이다.
 
-개별소비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데 그 근거는.
 
개별소비세는 예전에 특별소비세로 불렸다. 사치성 물품이나 향락업소에 입장할 때 별도의 소비세를 부과하는 일종의 죄악세였다. 당시에는 TV, 냉장고에도 특별 소비세가 붙었으니 대한민국이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물러 먹고 살기에 바쁠 때 긴급조치법에 근거해 탄생한 세금이다. 골프용품에 부과되던 특별소비세가 폐지될 때 골프장 입장행위에 붙는 특소세도 함께 폐지되어야 했음에도 이름을 바꾸어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것이 현실이다. 개별소비세 완전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시대의 변화를 법이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골프는 일부 소수의 특수계층이 즐기는 스포츠가 아니라 친구와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가 됐다. 평범한 샐러리맨과 아파트 부녀회 주부들이 즐길 만큼 광범위한 계층이 즐기고 있는 대표적인 대중스포츠로 변모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별소비세 완전폐지는 요원해 보이는데.
 
당장 완전 폐지가 어렵다면 노년층과 청소년, 장애인 골퍼들에 대한 제한적인 개별소비세 면제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노령화 시대를 맞아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골프 꿈나무인 청소년들, 그리고 재활의 목적과 함께 사회적응의 일환으로 골프를 하는 지적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 골퍼들에게 죄악세의 개념인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이 협회의 입장이다.
 
-개별소비세 폐지와 관련해 비회원제 골프장과 회원제 골프장의 입 장에 차이가 있는데 어떤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할 것으로 보는 지.
 
과거에는 회원제나 비회원제를 가리지 않고 개별소비세가 부과되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부터 비회원제에 대해 개별소비세를 면제하면서 단계적으로 회원제 골프장에 대해서도 개별소비세를 면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었는데 벌써 10년이 넘도록 정부의 방침이 미뤄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는 골프를 사치성으로 간주하여 부과하는 세제인 관계로 진정한 골프 대중화를 위해서는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고, 이는 일부비회원제 골프장 운영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협회는 향후 개별소비세 폐지를 반대하는 비회원제 골프장들을 적극 설득할 것이며 비회원제 골프장들에 대한 추가 지원 문제도 적극 건의할 예정이다.
 
 
-골프인구가 430만명을 넘겼고, 연간 골프장 내장객 수가 2,8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많은 국민들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 그런데도 여 전히 골프는 사치성 운동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골프는 올림픽 정식종목에 채택된 세계적인 스포츠이자 일자리 창출, 내수경기 진작,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기여를 하고 있는 서비스 산업이다. 특히 최근 10년 내 골프만큼 국가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면서 국위 선양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스포츠 종목도 없다. 정부에서는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골프선수들에 대해서는 훈장과 표창을 주고 격려하면서도 정작 골프를 좋아하는 일반 국민들은 물론 골프 꿈나무들에게까지 중과세란 징벌적 과세를 부과하고 있다. 골프에 대한 이중적인잣대가 이제는 일관성 있는 방향으로 바뀌어야한다.
 
지금 골프장 사업에 신규 진출하려는 지인이 자문을 구한다면 적극 권하겠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말리고 싶다. 골프장은 큰 돈이 안 되는 사업이다. 신규골프장 승인 등도 쉽지 않겠지만 골프장 공급증가로 사업가치가 그만큼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골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이 골프의 대중화로 가는 길에 어떤 의미가 갖는지.
 
2016년 올림픽도 그렇고 2015년 국내에서 열리는 프레지던트컵 골프대회도 마찬가지다.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으려면 골프를 하기 원하는 국민은 누구든지골프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골프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노력을시작해야 한다. 일시에 수십년간 지속시켜 온 정책을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협회 역시 골프가 많은 국민들이 즐기는 생활체육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하며 골프 꿈나무 육성에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공무원, 군인 등에 대한 골프금지령이 아직도 뉴스로 보도되곤 하 는데 이런 풍토를 바꿀 수 있는 방안은
 
지난 여름휴가 기간 동안 공직사회에서 골프를 쳐도 되느냐는 문제가 논란이 됐다. ‘골프를 누구에게 물어 보고 치는가’라는 의제 자체가 넌센스다. ‘근무시간에 업무연관성이 있는 사람들과 접대골프를 치지 말라’는 것은 ‘길거리에 침을 뱉지 말아야 한다’는 것처럼 기본상
식에 가까운 것이다.
문제가 된다면 문제를 일으킨 골퍼가 문제이지 골프가 문제일 수는 없다. 또한 극히 일부의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친 대응이라고 본다. 공무원 골프금지가 근무기강확립을 위한 것이라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근무시간이 아닌 휴일이나 휴가기간에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골프를 하는 것은 요즘 골프의 트렌드다. 근무 시간에 접대골프를 받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공무원 윤리규범에 나와 있는 사항이므로 규칙에 따라 징계를 내리면 될 일을 ‘공무원 골프금지령’으로 확대하고 이를 공표하는 일은 골프장의 영업을 방해하는 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골프장은 계속 늘고 있는데 골프 인구는 그에 따라 많이 늘고 있 지 않은 현실이다. 공급 대비 수요가 따라주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하나.
 
골프장들은 이미 생존을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시간대별은 물론 요일별, 계절별로 탄력적인 그린피 정책을 펼친 지도 오래 됐다. 다양한 그린피 정책은 단기적인 이벤트가 아닌 필수적인 선택으로 자리잡을 만큼 골프장 경영환경이 좋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가격정책이나 이용편의 확대가 아닌 사회기여 프로젝트를 통해 장기적으로 골프장의 역할 확대를 꾀하고 있는 골프장들도 늘고 있다. 골프꿈나무 육성과 같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골프인구를 확대하고 골프스타를 발굴·지원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골프장이 10년 후, 20년 후 어떤 골프장으로 변신해 있을 것으로 보나.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도 뒤따라야겠지만 골프장 경영 인들의 노력도 필요할 것 같은데.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인다.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골프장의 적정한 공급과 회원제 골프장의 조화 속에 골프장은 가족이 함께 운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복합레저공간으로 확고한 지위를 획득할 것으로 본다. 자연과 접하는 친환경 스포츠로서의 가치는 물론 은퇴자의 건강을 증진하고 장애인들의 재활을 돕는 사회적 역할, 지역사회의 문화적 거점으로서의 역할도 함께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스포츠서울 8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