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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군수님은 골프장을 좋아해… 전국 시·군 평균 3개꼴

2ProTM 2013. 6. 21. 11:03

많은 골프장들이 경영난으로 아우성이다. 지방세 체납과 부도 등으로 매물로 나와 있는 골프장도 30여곳에 이른다.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이 같은 골프장 수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골프장 경영난의 가장 큰 원인은 과다 공급에 있다. 전국 군(郡) 단위 어디를 가도 골프장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방방곡곡 골프장 천지다. 한마디로 포화상태다. 이제 골프장도 양보다 질을 생각해 봐야 할 때가 됐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이 대한민국 골프장의 현주소를 낱낱이 분석했다.


골프장 600개 시대 눈앞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골프장 현황을 종합 분석한 결과 5월1일 현재 운영중인 골프장은 473개다. 이 가운데는 회원제 골프장이 225개, 대중제가 215개. 여기에 군 골프장 33개 등이 있다. 군 골프장을 빼더라도 현재 440개소가 경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골프장 경영이 어렵다고 난리지만 현재 건설중인 곳과 계획중인 곳도 많다. 전국적으로 공사중인 골프장은 100개소나 된다. 회원제가 37개, 대중제가 62개로 대중 골프장이 훨씬 많은 것은 골퍼들 입장에서는 위안거리다. 예전 회원제 골프장이 많았으나 최근 회원권 시세하락과 분양 저조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중골프장이 대세인 시대 변화 추세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들 골프장 중에 20여 곳이 올해 개장 예정이어서 올해 안에 운영중인 골프장 수는 500개에 육박할 전망이다.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해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곳도 24개로 파악됐지만 알려지지 않은 것도 많아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운영중, 공사중, 인허가중인 골프장을 모두 합치면 골프장 수는 무려 600개에 달한다.

지역별 골프장 수(이하 군 골프장 제외)를 보면 역시 경기도가 가장 많다. 경기도는 운영중 138개, 공사중 19개 등 모두 157개다. 경기도는 운영중 골프장 기준으로 전국의 30%를 차지하는 ‘골프 특별도’로 자리잡고 있다. 강원도의 골프장 약진도 눈에 띈다. 강원도는 운영중 53개, 공사중 18개 등 모두 71개를 기록, 경기도에 이어 제2의 골프메카로 급부상했다. 대표적인 골프 관광지인 제주도는 운영중인 골프장이 40개로 나타났다.

골프장 총 면적 남한 면적의 0.5%, 총 홀수 1만개

골프장이 차지하는 면적도 상상을 초월한다. 운영중인 440개소의 총면적은 414㎢로 남한 면적(9만9,373㎢)의 0.5%에 달한다. 여기에 건설중인 골프장 96㎢를 합하면 510㎢나 된다.

운영중인 440개 골프장의 총 홀수는 8,315개홀이다. 여기에 건설중인 골프장 1,781개홀을 더하면 총 골프장 홀수는 1만개가 넘는 1만96홀이 된다. 이를 18홀 골프장으로 환산할 경우 운영중 골프장은 461개, 건설중 100개, 전체 561개가 되는 셈이다.

골프 도·농 평준화… 시·군 골프장 보유율 80%

지난 5월초 경남 의령군에서 농사를 짓는 40대 중반의 신모씨는 모처럼 서울서 내려온 친구를 만나 집에서 20분 거리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겼다. 논에 일하러 나가자고 했던 노(老) 아버지에게는 다른 일이 있다며 거짓말로 둘러댔다. 골프장은 한산해 그날 신모씨 일행은 사전 예약없이도 라운드를 즐길 수 있었다. 신모씨는 “골프하는 동네 선후배들과 종종 골프장에 가 다방커피 내기도 한다”며 “처음에는 시골에서 골프한다는게 이상했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고 주위에 골프하는 사람도 늘었다”고 말했다.

시골 마을까지 번진 골프 풍속도를 잘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골프장이 지방의 군 단위까지 급속도로 퍼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세수확보를 고려한 지방자치단체들의 골프장 유치경쟁과 골프장 잔여 부지 틈새를 노린 기업들의 뜻이 맞물린 결과물이다.

제주도와 광역시 등을 뺀 전국 8개 도의 행정구역상시·군은 모두 150개. 이 가운데 80%에 달하는 120개 시·군에서 1개 이상의 골프장을 운영중이거나 건설중에 있다. 이들 지역의 골프장 수(군 골프장 제외)는 총 365개(운영중 275, 공사중 90)다. 이를 150개 전체시·군 평균으로 나누면 1개 지역당 3개의 골프장이 있는 셈이다.

지역별 골프장 수는 157개(운영중 138, 공사중 19)의 경기도가 으뜸이다. 경기도는 31개 시·군 중 과천, 광명, 구리, 부천, 수원, 안양, 의왕, 오산, 의정부시 등 9개 시를 뺀 22개 시·군에서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용인시는 29개로 전국 시 단위 중에 골프장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6개의 안성시는 용인시 다음으로 많은 시에 이름을 올렸다. 여주군은 22개로 전국군 단위 중에 최다 보유기록을 갖고 있다. 지방의 단일시 중에는 충북 충주시가 18개(공사중 5개 포함)로 많았다.

경남은 전국 유일하게 전 시·군에서 골프장을 1개 이상 운영중이거나 개장을 계획하고 있다. 경남의 행정구역상 시·군은 18개. 이 가운데 거제시, 김해시, 밀양시, 사천시, 양산시, 진주시, 창원시, 고성군, 남해군, 산청군, 의령군, 창녕군, 함안군, 함양군, 합천군 등 15개 곳에서 1개 이상의 골프장을 운영중이다.

나머지 3개 지역인 하동군, 거창군, 통영시도 골프장 건설 대열에 합류하고 있어 머지않아 도내 시·군별 100% 골프장 보유 기록을 가질 예정이다. 전북도 골프장 열기가 뜨겁다. 14개 시·군 가운데 13곳이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군산시, 김제시, 남원시, 익산시, 전주시, 정읍시, 고창군, 무주군, 순창군, 완주군 등이 골프장을 운영중이다. 임실군, 장수군, 진안군은 건설중에 있다. 부안군만이 전북에서 유일하게 골프장이 없는 상태다.

이밖에 강원도는 18개 시·군 가운데 15개, 충남 15개 중 11개, 경북 23개 중 18개, 전남 22개 중 16개, 충북 12개 중 7개 등의 골프장이 있을 정도로 지자체들의 골프장 사랑이 뜨겁다.

관심 끄는 골프장

충남 태안 일대에 공사중인 현대태안골프장이 눈길을 끈다. 사업자가 현대도시개발인 이 골프장은 18홀 단위, 6개 구역의 총 108홀 규모로 승인을 받았다. 현재 1, 2번 골프장 36홀이 공사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이르면 올 하반기 개장할 예정이다. 현재 3개 골프장이 운영중인 태안군은 공사중인 현대태안골프장 6개와 웨스트비치 골프장 공사가 완료되면 모두 10개 골프장으로 늘어 새로운 골프메카로 자리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