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73만명. 지난해 국내 골프장 이용객 수다. 전년 대비 500만명 이상 증가했다. 2030세대 신규 골프 인구가 늘어난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을 못 가는 이들이 골프장으로 유입되는 등 호황의 이유는 여럿이다. 문제는 골퍼가 늘어나는 만큼 불만도 그만큼 증가하는 데 있다. 특히 골프를 어렵사리 시작한 이들 사이에서는 요즘 골프장 비용, 그중에서도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의 잇따른 가격 인상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중제 골프장은 거액의 입회 보증금 등 자격 요건 없이 예약만 하면 누구나 칠 수 있는 골프장을 의미한다. 정부도 골프 대중화를 위해 많은 세금 혜택을 제공하며 대중제 골프장 사업을 장려해왔다. 대중제 골프장은 2000년부터 취득세 12%를 4%로, 재산세는 4%에서 0.2~0.4%로 인하된 세율을 적용받는다. 개별소비세, 교육세, 농어촌특별세도 면제된다. 그런데 대중제 골프장은 지난해에만 주중 그린피를 11% 올렸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고작 230곳 중 16곳만 가격을 동결했다. ‘많이 가고 자주 가면 할인’해주는 전략은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감가상각이 되는 카트피마저 올린 곳도 있다. 가만 있어도 손님이 몰리니 배짱 영업을 한다. 그래서 올린 영업이익률은 40%를 훌쩍 넘긴 곳도 수두룩하다. 가격을 올렸으면 서비스나 코스 품질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오히려 많은 이들이 몰리다 보니 관리가 엉망인 곳도 다수다. 속앓이하던 고객들은 “코로나만 끝나봐라. 값싼 해외로 나갈 것”이라며 이를 갈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단견 때문에 그나마 쌓아 올린 골프 열풍이 식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금이라도 대중제 골프장은 ‘대중’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해당 경영진은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박종윤 저)’라는 책이 왜 베스트셀러가 됐는지 자세히 읽어보길 바란다. 역사에 고객을 외면하면서 살아남은 기업은 없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4호 (2021.06.16~2021.06.29일자)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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