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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선택제 골프장 192곳 급증... 코로나 덕분?

2ProTM 2021. 10. 15. 17:30

 

강원도 벨라스톤은 마샬캐디를 도입한 골프장이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캐디피가 올라가고 캐디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노캐디나 마샬캐디 등 캐디선택제를 도입하는 골프장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단법인 한국골프소비자원이 13일 발표한 ‘캐디선택제 시행 골프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노캐디나 마샬캐디 등 캐디선택제를 도입하고 있는 골프장은 10월 현재 192개소에 달했다. 지난 5월 <레저백서>에서 발표한 164곳보다도 반년 사이에 28곳이 더 늘었다.

이는 지난해말보다 28.0%(42개소), 3년전보다는 2.6배 급증한 것이다. 이처럼 캐디 선택제 도입 골프장이 급증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호황으로 야간영업을 하는 골프장이 급증하고 있지만 캐디 구인난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캐디선택제를 시행하는 대중골프장은 9홀을 중심으로 146개소에 달하고 있는데, 대중골프장 전체(344개소)의 42.4%를 차지한다. 회원제 골프장은 28개소로 회원에 한해 주중에 운영하고 있고 군 골프장(체력단련장)도 18개소로 군 골프장 전체(36개소)의 절반에 달한다.

 

 

올해 10월 전국 노캐디 혹은 선택제 골프장 현황.


지역별로는 영남권이 46개소로 가장 많고 수도권 41개소, 충청권 37개소, 호남권 32개소 순이다. 캐디선택제 골프장 비중은 충청권이 절반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으며, 호남권이 45.1%, 영남권이 40.4% 순이었다.

반면 골프 인구가 많은 수도권 비중은 23.2%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1년전에 비해서는 충청권과 영남권이 각각 11개소로 가장 많이 증가했는데 이들 대부분은 코로나19에 따른 방역으로 야간경기를 도입한 때문이다.

노캐디 및 캐디 선택제는 최근 5년 사이에 3배나 급증했다. 2016년만 해도 전국에 이 제도를 실시하는 골프장은 66곳에 불과했으나 매년 증가해 지난해 121곳으로 늘었고, 올해는 200여곳에 가깝게 늘었다.

노캐디제를 전면 도입하고 있는 골프장은 대중골프장 45개소이고 대부분 9홀 규모다. 군 체력단련장도 공군을 중심으로 18개소가 노 캐디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를 선택하면 전동카트 운전은 물론, 남은 거리 측정, 골프채 선택 등도 골퍼 본인이 다 해야 하지만 캐디피를 1인당 3만원 정도 절약한다는 점에서 알뜰 골퍼에게 인기가 높다. 다만 골프장 측에서는 타구·안전사고, 늦장 플레이 등 때문에 도입을 꺼리고 있다.

 

 

골프장 캐디피의 5년간 추이. 12만원대에서 13만원이 대세가 됐다.


18홀 이상 골프장중 노캐디제를 적극 시행하는 골프장은 전남 사우스링스영암, 전북 군산, 경북 골프존카운티구미CC 3곳이다. 2019년 11월에 개장한 사우스링스영암CC와 골프존카운티구미CC는 전 홀 노캐디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군산CC는 81홀 중 18홀을 노캐디제로 운영하고 있다. 이 세 골프장은 캐디가 없어 가성비 좋은 골프장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호황으로 골프장 이용객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캐디 구인난이 가속화되면서 캐디피는 팀당 15만원짜리가 등장했다. 팀당 15만원 골프장수는 15개소, 14만원인 곳은 24개소에 달하고 있고 12만원짜리는 1개소밖에 안된다. 팀당 캐디피는 2010년 10만원에서 2014년에는 12만원, 올해는 13만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이는 골프장 캐디 제도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캐디는 골프장 운영에 꼭 필요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캐디를 직접 고용하는 골프장이 거의 없고 신입캐디를 양성하기보다는 기존 캐디를 스카웃하는데 관심이 높다. 특히 골프장들은 캐디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 골프장 수입과 무관한 캐디피를 올리면서 골퍼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다.

캐디들은 골프장이나 골퍼들에게 ‘을’의 입장에 있어 골프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골퍼들에게 성추행 등을 당해도 하소연할 데가 없는 실정이다. 특히 캐디들은 소득은 많지만 감정노동자이고 전문가로 대우받지 못하면서 캐디 지망생들을 구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3만 5천명에 달하는 캐디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신입캐들을 양성하기 위해서 대한캐디협회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서천범 한국골프소비자원 원장은 “팀당 캐디피는 캐디 구인난에다 향후 도입될 캐디의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 등으로 캐디피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골퍼들은 골프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샬캐디 운전 캐디제 골프장을 더욱 선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출처 :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