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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횡포 이대론 안된다] 그린피,세금 핑계 매년 인상.탈법 부킹장사도

2ProTM 2008. 4. 22. 09:42

지난해 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2234만여명으로 사상 처음 20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고가의 회원권을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퍼블릭 골프장 내장객이 전년도보다 20.7%나 증가했다. 이처럼 퍼블릭 골프장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골프장의 횡포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골프 이용객들은 퍼블릭 골프장들의 편법 운영 등을 정부가 방치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무늬만 퍼블릭=인천 영종도에 들어선 스카이72 골프장은 골프 대중화를 촉진하기 위한 퍼블릭이다. 수억원에 달하는 회원권을 사지 않은 사람이라도 누구나 인터넷이나 전화로 예약만 하면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골프장이다. 그래서 회원제 골프장에 비해 각종 혜택이 많다. 무엇보다 세금 혜택을 많이 받는다. 대중 골프장의 취득세는 회원제 골프장의 5분의 1 수준이다. 토지분 재산세도 회원제 골프장은 과세표준액의 4%인데 반해 대중 골프장은 0.8%에 불과하고, 건물분 재산세 역시 0.2%로 회원제의 4%보다 엄청나게 적다. 특별소비세와 국민체육진흥기금도 면제된다.

이뿐 아니다. 종합부동산세도 회원제의 경우 공시가격이 40억원을 넘으면 내야 하지만 퍼블릭은 200억원이 초과돼야 한다. 종부세율도 0.6∼1.6%의 누진 적용이 아니고 0.8% 단일 세율이다. 이 같은 세제 혜택으로 대중 골프장 이용객은 회원제를 이용하는 것보다 최소한 5만원 가량 이용료를 덜 내야 정상이다.

그러나 실상은 영 딴판이다. 스카이72 골프장의 이용료는 주말과 휴일 22만5000원이다. 경기도 레이크사이드CC의 퍼블릭 코스 역시 주말 그린피를 1인당 20만원 받는다.

경기도 포천의 베어크리크골프장도 구좌당 4억원에 주주회원 50명을 모집한 뒤 이들에게 그린피를 면제해 주고 부킹 우선권을 줘 사실상 회원제처럼 운영해 물의를 빚었다. 이곳은 30만원을 내고 회원 가입한 사람들에게만 부킹을 하도록 하고 있으며 그린피도 주말 18만원으로 회원제와 거의 맞먹는다.

경기도 용인골프장은 퍼블릭임에도 불구하고 1억5000만∼3억원을 받고 주주회원들을 모집했다. 주주회원들에게는 주중 무제한, 월 4회 주말 부킹을 보장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 골프장은 최근 문제가 불거지자 부랴부랴 주주회원권을 회수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숙박시설과 기타 시설물을 통한 회원 모집도 유행하고 있다. 퍼블릭인 강원도 고성의 선밸리골프장, 충북 충주의 대영베이스, 경남 남해의 선베이는 숙박시설(콘도 호텔 등) 회원권을 분양하면서 골프장 이용권을 함께 부여하고 있다.

◇치솟는 그린피=회원제 골프장들도 세금을 핑계로 매년 그린피를 올리고 탈법적인 부킹 장사도 서슴지 않고 있다. 경기도 광주 남촌CC와 성남의 남서울CC는 지난달부터 주말 비회원 그린피를 3만원과 1만원씩 올려 국내 사상 최고가인 25만원을 받고 있다.

코트라가 지난해 말 분석한 세계 그린피 현황에 따르면 서울은 1인당 171.43달러로 LA(90달러) 뉴욕(70달러)에 비해 2배 정도 비싸다. 두 나라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4배 가까이 차이 나는 셈이다. 베이징(116달러) 도쿄(133달러) 홍콩(79달러) 방콕(35달러) 등 아시아권과 비교해도 우리나라가 지나치게 높다.

캐디피와 카트료 부담도 만만치 않다. 국내 골프장 1인당 캐디피는 24달러로 홍콩(22달러) 베이징(19달러) 방콕(14달러)보다 훨씬 비싸다. 카트료도 21달러로 도쿄(13달러) 뉴욕·LA(12달러) 베이징(12달러)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다.

여기에다 일부 골프장에선 회원들에게 연회비까지 징수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 회원가 20억원 시대를 처음으로 연 용인의 N골프장은 최근 평일 회원들에게 연회비 300만원을 징수키로 해 회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그동안 국내 골프장은 경영의 어려움을 모두 골퍼들에게 전가시켰다. 그래서 핑계만 생기면 그린피 인상이라는 카드를 택했다"며 "골프장도 세금 문제만 부각시키지 말고 이제는 골퍼를 위한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우선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로 해외로!=국내 골프 비용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해외 골프 여행도 해마다 폭증하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일본, 동남아를 다녀온 해외 골프 관광객은 127만명이며 이들이 쓰고 온 돈은 2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150만명, 2011년엔 200만명을 훌쩍 넘어 매년 4조5000억원의 관광수지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3박4일 동안 동남아를 다녀올 경우 항공료를 포함해도 50만∼100만원이면 최소 54홀에서 108홀까지 라운딩이 가능하다. 국내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싸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접할 수 없는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해외여행이라는 메리트도 한몫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