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감소·회원권 값 급락…경영권 분쟁 끝에 결국 매각
당초 예상價 1조원 이상, 최근 6000억원대로 '뚝'
당초 예상價 1조원 이상, 최근 6000억원대로 '뚝'
경기도 용인의 레이크사이드CC가 다음달 말 공개매각 절차를 밟기로 했다. 수도권 인기 골프장을 공개매각하는 것도 의외이지만 시중에 나돌던 대금의 절반 수준에 매각하는 배경을 놓고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26일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창업주 일가와 마르스2호 사모투자펀드(PEF)가 공개매각을 통한 공동지분 매도에 지난해 말 합의했다”며 “매각 개시 시점을 3월 말로 잡고 잠재적인 인수 후보군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제 18홀과 퍼블릭 36홀을 묶어 상반기 중에 매각할 계획이다.
○5년 진통 끝에 공개매각 결정
마르스2호의 운용사(GP)인 우리투자증권 측은 “공개매각의 구체적인 방식으로 채권단이 신문에 공고하고 진행하는 통상적인 방법 외에 제한경쟁 방식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공동 주관사인 BNP파리바 등과 협의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크사이드CC의 지분은 윤대일 대표(50)와 형수 석진순 씨(65), 누나 윤광자 씨(72)가 17.5%씩을 보유하고 있다. 창업주 일가의 지분을 다 합치면 52.5%이고 마르스2호가 47.5%를 갖고 있다. 마르스2호는 2007년 3월 2700억원을 주고 윤 대표의 형인 윤태일 씨로부터 해당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윤 대표의 독단적인 골프장 경영에 불만을 품은 석진순 씨가 마르스2호와 손을 잡으면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다. 결국 양측은 법적 소송을 치르는 홍역 끝에 함께 골프장을 매각하기로 하고 1년 넘게 매수자를 찾았다. 지난해 국방부, 현대중공업, 한화, KT&G 등이 인수 의사를 밝히거나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지만 매각가와 관련된 이견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골프장 경영 위기로 급매 나서
공개매각을 진행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안팎의 분석이 엇갈린다. 골프장 업계에서는 최근 골프장 내장객이 줄어들고 회원권 가치가 급락하는 등 골프장 경영 환경이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매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레이크사이드의 매출은 2008년과 2009년 550억원 안팎을 유지했으나 2010년 480억원으로 떨어진 뒤 지난해 간신히 500억원대를 유지했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입지와 시설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레이크사이드CC의 상징적인 의미를 감안하면 공개매각 추진은 상당히 의외”라며 “골프장 불경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택한 방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가격을 높게 받기 위해 택했을 뿐 매각 환경이 나쁜 것은 아니다”며 “인수후보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어 매각은 성공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반박했다.
○1조원에서 6000억원대로 급락
우리투자증권은 88CC의 감정평가액(4300억원)을 기초로 레이크사이드CC의 가치가 9000억원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88CC의 경우 매각 의사가 없어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
한때 퍼블릭 코스 18홀을 따로 떼어 4000억원에 팔려고 했으나 지금은 회원제 18홀과 퍼블릭 36홀을 묶어서 6000억원대에도 팔기 어려울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2010년 말 퍼블릭 18홀 매수자로 나섰던 국방부도 2000억원만 제시했다.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7000억원 이상은 받기 힘들 전망인데 6000억원 이하는 매각자 쪽에서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며 “매각가는 6000억원대 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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