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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회원권의 굴욕

2ProTM 2008. 7. 28. 09:54
전체 60%가 기준시가보다 낮아…가평베네스트 2주새 2억원 빠져

요즘 유명 영화배우 C씨는 골프 얘기만 나오면 한숨을 쉰다. 동료 배우 H씨가 가평베네스트 회원권으로 불과 2년 새 6억원대 차익을 남긴 것을 보고 올해 초 안성베네스트(옛 세븐힐스) 회원권을 덜컥 샀는데 반토막이 나 버린 것이다. 올해 초 6억원대까지 치솟았던 안성베네스트 현재가는 3억1000만원대. 불과 6개월 사이에 3억원 가까이 날린 셈이다.

골프회원권 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가평베네스트가 1년 만에 처음으로 17억원대가 붕괴되는 등 `황제 회원권`이 줄줄이 급락세를 타고 있고, 한동안 보합권에 머물던 이스트밸리 남촌 렉스필드 등 이른바 `곤지암 빅3` 역시 하락 강도가 커지고 있다.

주요 165개 종목 중에서 기준시가 이하로 떨어진 게 무려 60%에 달하는 등 낙폭이 심화하면서 일각에서는 `외환위기 당시 투매현상`을 우려하는 극단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 황제 회원권 남부도 흔들

= 급락 장세에도 아랑곳없었던 황제 회원권 남부CC도 흔들리고 있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22억원대에서 거래됐던 남부는 20억5000만원대에서 꾸준히 매물이 쌓이고 있지만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다. 현재 매수 호가는 19억5000만원. 거래가 이뤄져도 20억원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가평베네스트는 투매현상마저 우려되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인 17억원이 무너진 16억원대에 매도 물량이 쌓여 있지만 매수 주문은 한

건도 없다. 최근 3개월째 단 한 건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옐로칩인 이스트밸리 남촌 렉스필드 등 `곤지암 빅3` 아성도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올해 초반만 해도 14억5000만원대에 거래됐던 렉스필드는 3억5000만원 낮아진 11억원대에 매물이 나오지만 거래는 요원하다. 17억원대까지 치솟았던 이스트밸리도 14억원대까지 추락했다.

하원국 초원회원권 거래소 애널리스트는 "싼 매물 하나가 나오면 그 가격대에 매물이 집중되는데 그런 상황에서조차 거래가 없다"며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시장 분위기가 형성될 조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수도권 북부 블루칩인 서울과 한양도 심각할 정도로 급락세를 타고 있다. 한양은 특히 일주일 새 2500만원 정도 급락하면서 3억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아 중가권 회원권으로 분류될 정도다.

남서울과 뉴코리아, 기흥 등 수도권 근교 골프장들도 물론 1000만원 안팎 내림세를 보이며 낙폭을 키우고 있다.

◆ 60%가 기준시가 이하로 떨어져

= 상황이 더 심각한 것은 가격대와 관계없이 전방위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조사에 따르면 거래가 활발한 주요 회원권 165개 종목 중에서 기준시가 이하로 떨어진 종목이 무려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장 회원권들이 절반 이상 기준시가 이하로 떨어진 것은 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송용권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는 "일단 매물이 국지적으로 나오고 있어 투매 양상을 띠었던 외환위기 때와는 질적으로 다른 면이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중장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고 법인들 역시 몸을 사리고 있어 쉽게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프회원권 분양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충북 청원 이븐데일골프장은 8억원에 회원 90명을 한정 모집하다 시장 분위기가 여의치 않자 회원 숫자를 늘린 뒤 1억3000만원으로 낮춰 다시 분양하고 있다. 현대 오스타CC는 최근 3차 분양에 나서면서 아예 서울 근교 해비치골프장 주중 회원 자격을 넣어 회원을 모집 중이다.

송용권 애널리스트는 "예전에는 급매물이 나오면 곧바로 소진됐는데 지금은 아예 거래조차 없다"며 "회원권 거래 건수도 연초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 그나마 거래가 되는 것은 1억원대 미만 저가 회원권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