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골프장 회원권 기준시가 발표 수도권ㆍ지방 평균시가 모두 내려…실거래가는 더 낮아 | |||||||||||||||||||||||||||
요즘 주부 A씨는 골프 얘기만 나오면 속이 탄다. 골프 회원권 투자가 짭짤하다는 주변의 얘기를 듣고 지난 4월 남편의 퇴직금을 털어 안성베네스트(옛 세븐힐스) 회원권을 6억원대 초반에 구입했는데 불과 4개월 새 반 토막이 났다. 회원권 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 국세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전국 180개 골프장의 373개 회원권 기준시가에 따르면 직전 고시일인 지난 2월 초(2월 1일 기준)보다 3.9% 하락했다. 국세청이 연 2회씩 고시를 시작한 2004년 12월 이후 4년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거품 붕괴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10억원 이상의 초고가대 `황제 회원권`들이 흔들리고 있다. `곤지암 빅3`로 불리는 렉스필드 이스트밸리가 처음으로 각각 3.9%와 0.8%씩 내린 10억9500만원과 14억8200만원으로 조사됐다. 가평베네스트는 간신히 17억1950만원으로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실제 시장 거래가는 16억원대로 내려앉은 지 오래다. 16억원대에 매물이 나와도 매수가 없다.
지역별로도 오른 곳은 한 군데도 없다. 공급 초과 현상으로 영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영남과 호남이 나란히 5.9% 하락했고 △경기(-3.7%) △강원(-4.4%) △충청(-3.8%) △제주(-0.1%) 등 약세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시가가 이번 기준시가 고시 금액 이하로 떨어진 골프장들도 늘고 있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고시 대상 회원권 중 비교적 거래가 활발한 165개 종목 중에서 기준시가를 밑돌고 있는 종목은 42개로 전체의 25%에 달한다. 전체의 4분의 1 정도가 기준시가 이하로 급락한 것은 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논란이 이어졌던 회원권 시장 거품 붕괴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박경효 동아회원권 애널리스트는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에 바닥이라는 것도 의미가 없는 암울한 상황"이라며 "다만 1억원 미만 저가 회원권들을 중심으로 매기가 살아나는 게 위안이다"고 말했다. 이번 급락장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직전 고시일 대비 기준시가 하락률이 큰 회원권들이 대부분 중가대 버팀목이 되는 옐로칩이기 때문. 하락률 1위를 기록한 회원권은 안성베네스트로 기준시가는 1억9700만원이 하락한 3억5850만원으로 조사됐으며 서울(-25%) 한양(-23%) 레이크우드(-31%) 등 낙폭이 큰 회원권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해 있다. 하지만 바닥론도 나오고 있다. 송용권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는 "회원권 시장은 주식ㆍ부동산 시장의 후행 지표지만 이번에는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가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 바닥론을 말하기는 이르지만 저가권 급매물들이 소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10억이상 황제회원권도 추락 조짐
국세청이 고시한 이번 기준시가 발표에서 남부CC 가격은 19억9500만원. 기준시가의 시세 반영률이 95%(5억원 이상 회원권)인 만큼 실제로는 20억원이 넘어야 정상인데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현재 회원권 거래소를 통해 시장에 나온 남부CC 회원권격은 20억5000만원선. 예전에는 시장에 나오기만 해도 즉각 소화되던 물량이지만 지금은 사자 최고가가 19억5000만원이다. 실제로 거래돼도 기준시가를 밑도는 수준. 다른 황제 회원권들도 마찬가지다. 이번 기준시가 발표의 시가 반영 기준일은 지난 7월 1일. 불과 한달 새 황제 회원권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는 의미다. 서원밸리의 기준시가는 8억3000만원으로 조사됐지만 불과 한 달 새 낙폭을 키우며 현재 시세는 6억800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레이크사이드CC의 기준시가는 12억7950만원이지만 실제 거래되는 가격은 12억원. 이스트밸리 남촌 화산 등 황제주들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스트밸리가 기준시가 14억8000만원보다 14억원대에 실제 거래되고 남촌과 화산도 기준시가 대비 3% 내린 가격에 시장에 나와 있다. 황제 회원권들이 상승기에 접어든 2003년 이후 10% 대 이상의 낙폭을 보인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더 심각한 것은 대기 매수세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법인들이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아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매물을 내놓으며 투자 심리는 더 얼어붙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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