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코로나 수혜와 회원제 급감으로 실수요자 중심 올해도 맑음

골프회원권 시장 2020년 결산과 2021년 전망

 

1)2020년 회원권시장 상승배경

-코로나가 이끌어낸 회원권시장의 숨겨진 매력

2020년 골프 회원권 시장은 코로나19 수혜에 따라 이전과는 사뭇 다른 변화를 맞았다. 단순 상승장이라기보다는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긍정적으로 전환되면서 실로 오랜만에 강한 상승세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물론 근래 이상난동으로 골프장들 영업일수가 늘어났고 이를 바탕으로 회원권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던 차였다. 그리고 금융위기 이후 부실골프장들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상당수 골프장들이 퍼블릭(대중제)으로 전환했다.

당연히 수요는 증가하는데 회원권 개체수가 감소했으니 상승 흐름을 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던 배경을 이해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역설적인 것은 이 모든 시너지를 결정적으로 결합시킨 호재는 애당초 대형악재로 지목했던 코로나19였다.

비록 코로나 발생 초기 골프산업에 대한 불안감도 컷지만 그나마 골프가 바이러스 접점이 적은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부합하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업황이 급속도로 개선됐다.

특히 전면 폐지된 해외골프 수요는 국내로 리턴하면서 그야말로 부킹전쟁이 빚어졌고 선호시간대 부킹확보를 위한 회원권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또한 자금시장 흐름과도 맞물려 한동안 잊혔던 투자수요도 시장으로 유입됐다. 전 세계적으로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0.5%까지 책정했고 정부의 확대재정으로 갈 곳 잃은 유동자금까지 급증하면서 일정부분에서는 적극적인 회원권 투자수요를 유발했다고 볼 수 있다.

 


2)주요 지수와 지역별 동향

-수도권이 이끌고 침체됐던 제주지역도 기사회생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종합 회원권지수(ACEPI)는 2011년 8월 999.4P로 1000P를 이탈한 이후 9년만인 2020년 8월 1007.3P로 상승했고 한동안 불가능할 듯 보였던 1000고지를 다시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포함 중부권이 1월3일 대비 12월7일 기준 22.4% 상승으로 주도적 역할을 했고, 그 뒤로는 한동안 침체에 빠져있던 제주권이 21.2% 상승률을 보이며 관심을 끌었다.

이에 비해 영남·호남권은 각각 16.2%, 8.5% 상승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호남권은 대다수 골프장들이 퍼블릭화된 지역특성에 따라 실거래가 미진한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영남권은 3~4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증이 심각단계까지 이르렀던 특수한 상황과 수도권 및 타 지역에 비해 이미 시세가 상승했던 요인에 따른 결과로 파악된다.

또 하나 이채로운 점은 그 동안 회원권시장에서 침체 늪에 빠져있던 제주권 상승이 눈에 띠게 확대됐다는 것이다.

제주지역은 그린피 면제혜택이 감소했고 이후 모객을 위해 출혈경쟁을 이어옴에 따라 한동안 시장이 제 역할을 못하던 상황에서 드라마틱한 반전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원인은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해외투어가 불가능해지면서 국내투어가 증가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폭발적 부킹수요증가에 연휴기간은 물론이고 겨울시즌까지 부킹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자연스레 회원권 수요도 증가했다.

 


3)종목별 양극화 확대

-무기명 사라진 시장, 초고가 종목 수퍼사이클 진입

전반적 강세장 속에서도 하반기 들어 종목별 차별화가 진행됐다. 특히 가을시즌 부킹난이 절정에 이른 시점에서 극대화됐다. 이는 시장 환경이 급변한 탓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금액대별 종목들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물이기도 하다.

회원수가 많은 중저가회원권은 회원들간 부킹경쟁이 가열되면서 너무 어려운 여건에 처했다. 결국 실사용 층들은 금액을 높여서라도 고가나 초고가 회원권들을 중심으로 매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무기명 회원권 품귀현상에 따른 차선책으로 해당 회원권을 매입하고자 하는 수요층과 경쟁적 구도를 형성하게된 것이 화근이었다.

이에 중저가 종목들은 가을시즌이 지나는 시점에서 실망매물이 증가했고 고가종목들은 어느 정도 부침이 있었으나 금액이 8억대가 넘는 초고가 종목들은 시세상승이 가속되는 기묘한 현상이 나타났다.

주요 상승종목 중 영예의 1위는 남촌CC가 차지했는데, 12월7일 기준 연간 상승률은 108.3%를 보이면서 최고수준을 기록했고, 그 뒤를 비전힐스CC가 91.5%로 뒤따랐다.

다만 고가종목의 경우 10월 기준 연간 상승률은 20.7% 상승률을 보였으나 12월7일 기준은 오히려 18.9%로 내려갔다. 원인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작업이 표류하면서 아시아나CC 회원권 시세가 급락했고 다른 종목의 상승세까지 발목을 잡았다는 평이다.

 


4)코로나19와 회원권시장의 역학관계

-코로나19 수혜주로 등극한 골프회원권

코로나 판데믹은 인류의 생활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발생 초기 주요국들의 셧다운(Shutdown, 폐쇄)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모든 활동이 멈춰버릴 듯 혼란스럽기만 했다.

이에 자산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로 글로벌시장과 연동해서 3월 주식시장이 대폭락했고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 1차 대유행기 동안 회원권시장에도 암울한 분위기가 전개됐다.

따라서 연초 회원권시세는 상승세를 이어오던 중이었으나 3~4월 정부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상승세가 주춤했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소비자들이 변화된 환경에서 선택적 소비를 고심하던 중에 골프가 그나마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합한 운동으로 지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막연하게나마 공감하던 자유를 향한 열망이 골프와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는 해석이 나왔고 이는 매매자들의 심리적 변화를 이끌어 냈다.

한편 지난 10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골프산업의 재발견과 시사점’ 보고서에 2~9월 골프장 방문객수는 전년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5)회원권 대체투자 수요증가

-제로금리와 유동자금이 시장을 끌어 올리다

2020년 회원권시장 상승세를 이끈 것은 실수요자의 급격한 부킹수요 증가가 주축이지만, 또 다른 요인은 ‘오랜만에 투자수요가 촉발됐다’는 것이다.

회원권 투자형 거래는 2000년대 초중반 회원제 골프장이 급증할 무렵 성행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실 골프장들이 대거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회원권시세가 폭락했고 이에 손실이 확대된 이후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상황이 반전된 것 역시 코로나 역설로 볼 수 있다. 코로나에 따른 실물경기가 급속 하강하면서 경기부양에 대한 요구가 거세졌고 금리인하와 함께 급증한 유동자금의 시장 유입이 회원권시세를 끌어올렸다.

특히 한국은행은 지난 3월 0.5%포인트 비교적 큰 폭의 금리를 인하했고 추가로 5월에는 0.25% 포인트 인하를 단행하면서 기준금리를 0.5%를 유지해오고 있는데, 과거 저금리 기조에서 골프회원권 상승세가 있었던 학습효과도 작용했을 터이다.

이에 따른 초유의 제로금리 여파로 주요 자산투자는 물론이고 대체투자를 찾는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결국 회원권시장에도 투자성향 거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업계 분석이다.

시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이 드라마틱한 반전을 전개한 후, 하반기 들어 금융가에서도 블루칩으로 분류되는 회원권 매입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곳들이 증가했고 골프회원권 재평가에 대한 보고서들이 점차 나오면서 자산가들도 회원권을 자산포트폴리오에 재빨리 담기 시작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0월 발표한 순수 금융자산이 10억 이상인 우리나라 부자는 약 35만4000명으로 이들의 56.3%는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예상보다 높은 비율이 관심을 끌기도 했다.

 


6)2021년 회원권시장 전개와 예측

-포스트 코로나와 달라진 시장체질의 경합

2021년 자산시장 화두 역시 코로나와 이에 대응하는 정치·사회·경제적 문제 등의 복잡한 시나리오 전개에 따라 방향이 설정될 것이다.

자연스레 회원권시장도 이와 궤적을 함께 하면서 동조화 내지는 개별 특수한 여건에 따라 시세 변동성을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개발 기대감이 한층 더 커질 것이나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의 가능성도 여전하기에 코로나19 영향에서 완벽히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발맞춰 시장의 우호적 배경으로 작용했던 저금리와 사용처 잃은 유동자금은 한동안 자산시장에 우호적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각국 코로나 상황 역시 다양한 단계와 수준별로 괴리가 있을 터이고 단기간 개선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하면 해외골프투어 역시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코로나가 소멸성 호재일지언정 골프장에 코로나 이슈로 증가한 20% 수준 내장객 수치는 당분간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골프업계 활황과 급등한 골프회원권 시세에도 불구하고 마냥 안도할 수는 없다. 코로나 특수를 틈타 상당수 골프장들은 그린피와 카트피, 캐디피 등 이용료를 대폭 인상했고 이미 회원권 보유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참다못한 일부 골퍼들은 청와대 청원에까지 골프장들의 과도한 비용인상과 운영 실태를 고발하고 나섰으며 결국 문체부와 지자체는 골프장 편법운영과 대중제의 유사 회원 모집에 대해 시정조치를 경고하고 나섰다.

그나마 코로나로부터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골프장이지만 참여자들의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는 것도 골프장도 코로나19의 안전지대로만 여길 수 없을 상황이다.

따라서 코로나19의 유행정도와 정부의 향후지침에 따라 회원권시장도 시세조정 빌미를 내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만 2020년 시장이 중저가대 종목들 위주로 실망매물이 나왔고 연말로 가면서 초고가 종목들 강세에서 중저가대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현상을 보면, 시세등락에 따라서 순환매 국면으로 시장이 움직일 개연성이 높다.

한편 이후에는 정부 관계기관의 조치들에 따라 그린피를 비롯한 사용요금에 대한 현실적 대안이 있을지 지켜볼 일이고, 시장의 초점은 퍼블릭 골프장들의 편법운영에 대한 어떠한 행정지침으로 결론 날지에 모여 있다.

만약 일부 퍼블릭 골프장의 각종 유사회원 모집에 대해 반환 및 회수조치가 전면적으로 내려지면, 결국 수요는 회원제 골프장에 집중적으로 몰려 들 수 있다. 소비자로서는 대안과 선택이 여지가 없는 것이다.

또 상황에 따라서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 퍼블릭 골프장들은 자금난을 겪을 수도 있고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요 회원권시세는 상승할 수 있지만 회원제 골프장이 급감한 상황에서 수급조건은 더욱 열악해 질 것이다.

이 경우 매매자들의 호가괴리가 확대될 수 있어 시세의 변동성이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에 주의가 요구된다.

시기적으로는 2020년 12월 연말과 1월 기업들의 연말 회계주기를 앞두고 법인 사업체들의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실물경기와 다르게 언택트 수혜 업체들은 회원권수요에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고 이후 기저효과와 점진적 경기회복까지 뒤따른다면 2020년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법인 수요가 고가 및 초고가 회원권의 시세를 다시 상승시킬 수 있다.

주요 기점으로는 먼저 연초 상승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봄시즌 대비 실수요와 아울러 고점에서 조정된 중저가 종목들의 강한 상승세가 펼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승재료가 백신과 치료제 개발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그 유행 양상에 따라서는 시한부적 성격으로 받아들일 시기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그러니 시기적으로 하반기를 향해 갈수록 시장에서는 투자보다는 수급에 따른 이슈가 부각될 개연성이 있을지 모른다. 결국 시장의 전반적 트렌드에서 벗어나 개별 종목의 이슈로 옥석 가리기가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2021년 시장은 상고하저형의 과거 패턴과 비슷할 수 있으나 코로나 전개와 방역 조치, 그리고 정부정책 이슈를 두고 현재로서는 불확실한 파급효과를 지켜봐야 할 듯하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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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골프산업신문(http://www.golfin.co.kr)